'한국전쟁'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6/25 한국전쟁 60주년
2010/06/25 13:54

한국전쟁 60주년

오늘이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36개월 31일 18시간동안 전쟁. 그리고 인류 역사상 가장 긴 휴전협정으로 분단된 나라.
약 57년간 온 국민의 피와 땀과 열정, 그리고 인내로 기적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것이 없는 이 엄청난 문명국가를 만들어낸 세대와 함께 오늘은 살아가는 나라. 그 기간동안 2년 5개월간 경부고속도로를 닦은 일들을 비롯해 엄청난 일들을 해낸 열정적인 나라.
부작용과 잘못된 사회적 관행도 많이 생겼지만, 꾸준히 개선되 더 나아지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내 믿음은 확고하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앉자 굵은 땀방울을 식히기 위해서 에어콘 바람을 쏘이면서 강원도 철원의 부모님과 통화를 했다.
수복지역이었고, 북한지역에서는 가장 크고 풍족한 철원평야가 있는 곳이었던 좋은 지리와 환경, 김일성이 철의 삼각지 전투에서 그 평야를 잃고 3일간 식음전폐하고 울었다고도 하는 그런 땅. 일제시대에는 금강산가는 철도와 역이 있었고, 상수도 있던 곳이다. 아버지 세대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음 이야기하고 감사하고, 무더운 여름에 농사 너무 무리해서 하시지 말라는 이야기와 아내 몸 상태는 어떤지 하며 이런저런 이야길 하면서 통화를 마무리 지었다.
천막에서 전학년이 함께 공부하면서 초토화된 이 나라가 이만큼 올 수 있게 했던 분들... 그리고 그 이후 베이비 붐 세대. 이젠 정년퇴임을 하는 산업화의 주역들...

감사드리고 고맙고 축복 받은 이 세상에 누리고 있다는게 또 감사할 따름이다.
전쟁기간 그리고 그 후의 사진들을 본 사람이라면, 기적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게 당연하지 않나?

아내가 병원 집중치료실에 있다, 말이 집중치료실이지, 치료해서 더 이상 낫거나, 의식이 깰 수 없는 환자들.
몸은 나치가 운영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뼈만 남은 유태인들 모습과 똑같다. 거의 매일 병원을 간다. 왜냐하면, 요양병원의 집중치료실이란, 그리고 요양병원은 죽음 맞이하는 병원이지, 치료를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자주 가는 환자의 경우만 신경을 써주기 때문이다.
병원의 병실을 갈때 마다 슬픈 것은 아내 때문만은 아니다. 난 이미 각오했고 그렇기 슬프거나 괴롭거나 번민하지 않는다.
슬픈 이유는, 그 병실을 들어갈 때 마다, 기운없는 노인들, 눈에 힘도 없는 분들이 내가 들어서면, "내 아들인가?" "우리 식구인가?" "우리 손주인가?" 하면서 몸을, 눈을 나에게로 향한다는 것이다. 병들고 늙고 힘이 없으니 이젠 아무도 않오는듯...
하 루 종일 자신과 같은 환자들 틈에서 내 식구, 내 새끼들이 오나, 와줬으면 하는 모습에 나는 너무나 슬프다, 내 마음에 흐르는 눈물은 가누기 힘들다. 한달에 한번? 일주일에 한번은 오는 것인가? 내가 아내를 만나러 가면서 보면, 의식이 있고 대화가 가능하면, 그나마 식구들이 온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내 아내와 같이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심한 증상의 노인분들의 경우엔 거의 오지 않는다.
어느 환자는 단 한번도 그 가족들이 와서 지인들이 와서 있는 모습을 못보았다. 하기사, 그 노인분들의 연배면 친구라는 존재는 찾기 힘드실듯...

이따금 요양병원의 장례식장에 노인들의 친구분들이 조문하러 오는 것을 본다.

모두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이 아니었나? 그래서 오늘 우리는 이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누리고 살지 않나?

병 실에서 홀로 누워서, 내가 온 것을 보면서 자기 가족이 병문안 온 것이 아닌가하고 쳐다보는 노인분들을 대할때 마다 그 슬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또다른 비정함을 느낀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사람이란 말을 아내에게 들었던 내가 이렇게 느끼는데, 아픈 그 환자분들 가족은 무엇이 그렇게 바쁘고 사는게 힘들어서 병원에도 오지 않는 것인지?

좋은 세상으로 100년도 안되는 시간에, 그리고 100년 안되었는데,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이 참혹한 민족상잔의 잔인한 전쟁을 북침이고, 교육하지 않은 이 세상의 한 가운데서 이런 저런 생각을 써 봅니다.

희생과 헌신에 어떻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길이 없습니다.

할아버지 세대, 아버지 세대, 여러분들은 성공한 분들이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Trackback : http://blogmomo.com/trackback/197 관련글 쓰기